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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라옵건대   18-07-21
꽃님7978   17

나를 꼭 잊고 싶다면

 

나를 꼭 잊고 싶다면

조금씩 지워가며 잊어주시기를,

 

나를 꼭 지우고 싶다면

한꺼번에 삭제 버튼을 누르지 마시고

당신을 흔들어놓았던 메일을 한 줄씩 지워 가시기를,

 

바라옵건대

조금씩 천천히 지워 가시기를,

 

그저,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것이 있다면

허락받지 않고 당신을 사랑한 죄밖에 없으니

가끔씩 당신이 그리우면

당신에 대한 기억 몇 자락만이라도 몰래 끄집어내어

혼자만이라도 웃고 또 울며 추억할 수 있게

새털만큼 가벼운 흔적만이라도 남겨 두시기를,

 

나를 꼭 잊고 싶다면

조금씩 지워가며 잊어주시기를,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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